친구와 계곡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올라타 출발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한 여자가 나타나 창문을 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여자는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계속 입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귀신을 봤다고 생각했고, 겁에 질려 그대로 차를 몰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우연히 뉴스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전날 밤의 선택을 평생 후회하게 되었다.
왜였을까?
그날 밤 차창을 두드렸던 여자는 귀신이 아니라 살인마에게 납치된 피해자였다.
여자는 외딴곳에 감금되어 폭행과 고문을 당하고 있었고, 범인에게 목을 심하게 졸린 탓에 목까지 다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가까스로 감금된 곳에서 탈출한 여자는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한참을 도망치던 여자는 마침 계곡을 빠져나가려던 주인공과 친구의 차를 발견했다.
여자는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차로 달려가 필사적으로 창문을 두드렸다.
입으로는 계속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다친 목과 심한 탈진 때문에 제대로 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과 친구에게는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인적도 없는 늦은 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창백한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입만 움직이며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그녀를 귀신이라고 착각했고, 공포에 질려 그대로 차를 몰고 도망쳐버렸다.
홀로 남겨진 여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뒤쫓아온 범인에게 다시 붙잡혔고, 결국 살해당했다.
다음 날 아침, 주인공은 뉴스에서 계곡 인근에서 한 여성의 피해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뉴스에 나온 피해자의 얼굴은 전날 밤 자신의 차창을 필사적으로 두드리던 바로 그 여자였다.
그제야 주인공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
여자가 창문을 두드린 것은 자신들을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목을 다쳐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때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라도 경찰에 신고만 했더라면 그녀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주인공은 자신들이 그녀의 마지막 구조 요청을 외면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날 밤 도망쳤던 선택을 평생 후회하게 되었다.
심야 계곡에서 피투성이 여자가 차창을 두드리자 귀신으로 오인하고 도망친 주인공의 비극은 상황의 처절한 오독에 있습니다. 여자는 귀신이 아니라 인근 산장에서 탈출한 살인마의 피해자였으며, 목이 졸려 말을 할 수 없어 창문을 두드렸으나 구원의 손길이 떠나간 직후 뒤쫓아온 범인에게 살해당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