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들판 한가운데에 배낭을 멘 채 누워 숨져 있었다.
그 들판 주변에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고, 주변은 평화로웠다.
남자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남자는 들판을 산책하다 죽은 것이 아니라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던 사람이었다. 높은 고도에서 뛰어내린 뒤 정해진 시점에 낙하산의 손잡이를 당겼지만, 장비 고장이나 포장 오류 때문에 주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았다. 그는 비상 낙하산까지 작동시키려 했으나 그것마저 열리지 않았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들판으로 그대로 추락했다. 피해자 등에 메여 있던 배낭처럼 보이는 물건은 여행용 가방이 아니라 펼쳐지지 않은 낙하산이 들어 있는 장비 가방이었다. 남자는 공중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들판까지 이어지는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고, 주변에 싸움이나 차량의 흔적도 남지 않은 것이다.
사방 1km에 아무런 발자국이 없는 허허벌판의 시신은 순간이동이나 초자연적 밀실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땅에 발자국이 없는 이유는 지상으로 걸어온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곧바로 낙하'했기 때문이며, 등에 멘 배낭이 펼쳐지지 않은 비상 낙하산이었다는 점을 추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