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다로 발을 옮겼다.
오늘은 산으로 발을 옮겼다.
"내일은 어디로 가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남자는 토막살인을 저지른 범인이었고, 피해자의 신체를 한곳에 버리면 경찰이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여러 장소에 나누어 유기하고 있었다. “어제는 바다로 발을 옮겼다”는 말은 자신이 바닷가로 걸어갔다는 뜻이 아니라 피해자의 한쪽 발을 바다에 버렸다는 뜻이었다. “오늘은 산으로 발을 옮겼다”는 말 역시 다른 쪽 발을 산속에 옮겨 유기했다는 의미였다. 그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피해자의 머리를 양손에 들고 있었고, 다음에는 어느 장소에 버려야 발견되지 않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따라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는 표현도 괴로워 자기 머리를 잡았다는 뜻이 아니라 실제 피해자의 잘린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는 중의적인 문장이었다.
어제는 발을 바다로 옮기고 오늘은 산으로 옮기며 '내일은 어디로 갈까' 머리를 감싸 쥐는 서술은 방랑자나 여행자의 고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남자는 토막 살인범이었으며, '발'은 피해자의 절단된 신체 부위였고, 머리를 감싼 것은 고민해서가 아니라 두 손으로 피해자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섬뜩한 반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