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을 겪던 한 남자는 기분 전환을 위해 시골로 내려갔다.
주말에 처음 오른 산에서 하산하던 중 길을 잃을 것 같았고, 어느새 주변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워졌다.
산중턱에 있던 오래된 산장에 들어간 남자는, 창문 하나 없는 넓은 공간과 벽마다 걸린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그림들을 발견했다.
그는 별다른 의심 없이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얼굴을 비추는 햇빛에 잠에서 깼다.
남자는 공포에 질려 곧바로 산장을 뛰쳐나왔다.
왜 그랬을까?
남자는 해가 진 뒤 길을 잃고 우연히 발견한 산장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매우 어두웠고 벽에는 사람이나 괴물의 얼굴을 그린 듯한 커다란 그림들이 여러 장 걸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피곤했던 그는 그림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은 채 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얼굴에 햇빛이 비쳐 눈을 뜬 그는, 산장에 창문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던 전날의 기억과 햇빛이 들어오는 상황이 모순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밝아진 뒤 벽을 보니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액자에 담긴 그림이 아니라 유리창이었고, 밤에 보았던 얼굴들은 창밖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던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실제 얼굴이었다. 즉, 그는 밤새 수많은 존재가 자신을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창문이 하나도 없는 오래된 오두막 벽에 기괴하고 험악한 표정의 초상화들이 가득 걸려 있었는데, 아침 햇살을 받고 도망친 이유는 초상화의 그림이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밤에는 창문 너머가 칠흑같이 어두워 창문 밖에서 안을 엿보던 사람들의 얼굴이 초상화처럼 보였던 것이며, 날이 밝자 그것이 그림이 아닌 '진짜 창문'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